'의료전달체계' 개선하고 상종병 구조 대전환
중증·응급,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도록 지원
수가보상은 높이고 'PA 법제화' 최우선적 추진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료개혁 추진을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을 진행해 평균 50%인 중증 환자 비율을 3년 내에 60%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 현재 40%에 달하는 전공의 근로 의존도를 20% 이하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
6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대국민 브리핑을 갖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의 취지와 진행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판단 아래 매주 의료개혁 추진 상황을 브리핑 형식으로 국민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행 의료체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본연의 기능인 중증 및 응급, 희귀질환자 진료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고, 의료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진료량과 병상의 확대 등 양적 팽창에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과중한 진료량에 전문의보다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됐다고 봤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역설적이게도, 전공의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아래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일부 완화되고, 중증·응급 진료에 집중하는 등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는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중증수가 인상, 진료지원간호사의 안정적 업무수행을 위한 '간호사 업무범위 시범사업' 실시, 경증환자의 진료협력병원 이송 등 중증 중심의 진료를 대폭 지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제로 불거진 상급종합병원의 급격한 진료량 감소에 따른 병원 운영의 어려움, 여전히 많은 비 중증 진료, 갑작스러운 전공의 공백에 따른 현장 인력의 소진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정부는 약 3년의 시간을 두고 환자 기준으로 평균 50% 수준인 중증환자 비중을 6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또 같은 수술과 시술이라도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응급도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수용해 'KTAS' 1~2 등 중증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돼 입원할 경우 가산 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을 지역의료 역량을 견인하는 권역 내 진료협력 중추병원으로 강화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들이 믿고 찾아갈 수 있는 지역의 진료협력병원을 육성해 상급종합병원과의 진료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료협력병원 간 EMR 연계로 환자의 진료정보 사진과 영상을 쉽게 전송·공유하는 체계로 고도화해 비슷한 검사를 두 번 할 필요가 없는 효율적인 진료협력 환경을 정비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한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5~15% 수준 감축해 양보다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정 단장은 "비중증 진료를 줄이고 중증 중심으로 진료 구조를 새롭게 전환해, 그동안 전공의가 맡았던 업무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해 전문성을 높일 것"이라며 "PA들이 법적 안정성을 보장받으며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 제정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전공의 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평균 약 40%를 차지하는 전공의 근로 의존도를 절반인 20% 이하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보상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진료량 늘리기가 아닌 중증·응급·희귀질환 등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때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은 단시간에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시범사업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하며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특위에서의 추가적 논의와 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 8월 말, 9월 초에 정책 방향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9월부터 정부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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