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원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악화된 고용 시장에 대응해 금리인하를 적기에 대응하지 못해 시장 충격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연준, 9월까지 큰 폭 금리 필요"
미 연준 금리인상 '실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인물은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다.
시걸 교수는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0.75%p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추가로 금리 0.75%p를 더 내려야 한다"며 "이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연준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5%p 낮춰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5.25%~5.5% 수준인 연준 기준 금리의 적정선을 3.5~4% 사이로 봤다.
시걸 교수가 긴급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급격히 경직되고 있는 노동 시장이다. 7월 미국 실업률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4.3%로 상승했는데, 이는 목표 실업률 4.2%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연준이 9월 회의 전에 긴급 금리 인하를 하지 않으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만약 그들이 금리를 올릴 때처럼 내릴 때도 느리게 행동한다면, 경제에 좋은 시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NYT) 경제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도 9월 FOMC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지난 주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몇 달 전에 금리 인하를 시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실업률이 몇 달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불황 전단계 징조로 진단하며, 9월 회의에서 0.25%p가 아닌 0.5%p 정도의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연준 총재 "지표하나에 과잉반응 안해"
전문가들의 금리인하 시기 '판단 착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미 연준은 "지표하나에 과잉 반응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5일 CNBC 인터뷰에서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침체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소비자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일부 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안정적인 수준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임무는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 금융 안정 유지이고, 우리는 이를 수행할 것"이라며 "만약 이러한 부분들 중 어느 하나라도 악화되는 경제 여건들이 줄지어 집단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7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 상승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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