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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北 외무성에 "현실적인 對美 외교전략 세우라" 지시

美 대선 앞 정확한 정세 진단 제기, 급속한 북미관계 회복 기대 안 해
북미 협상 재개 시 유리한 조건 형성, 외교 전략 수립 집중 주문 관측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北 외무성에 "현실적인 對美 외교전략 세우라" 지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만족을 표했다고 2019년 6월 2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외무성 대미 협상 준비 상무팀에 ‘미국과의 급속한 관계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현실적인 외교 전략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7일 전해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급속한 북미관계 회복이나 개선을 기대하지 않으니 다양한 각도에서 현실적인 대미 외교 전략을 세우라는 1호(김정은) 지시가 방침으로 지난달 25일 오전 외무성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외무성은 군사적 긴장 고조 및 대미 압박과 자신들의 전통 우방국들을 통한 경제 지원 확보를 주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북한은 군사 훈련과 다양한 무기 실험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고, 전통적 우방국인 중·러와의 협력 강화로 자립 경제를 도모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이같이 외무성에 하달한 지시는 대미 압박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실리적 외교적 접근법을 강구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제 정세 진단과 적절한 외교 전략을 구사할 필요성에 따른 김정은의 의중에 따라 제기된 것으로 평가했다.

소식통은 “외무성에서는 이번 1호 지시로 대미 협상 준비 상무조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정세와 미국 대선 동향은 물론 후보자들의 대북 정책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무성 대미 협상 준비 상무조는 국제 정세 변화에 맞춰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대미 외교정책을 주도적으로 설정하라는 김정은의 결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지시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외무성 일꾼들이 분주해지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 대선 판세와 정치 지형을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북미 협상 재개 시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외교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