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터스' 내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트위스터스' 기자간담회에서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왼쪽부터), 배우 데이지 에드거-존스,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8.7 scape@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저예산 독립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신작 할리우드 재난영화 ‘트위스터스’를 들고 돌아왔다. 7일 오후 CGV 용산아이크파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 기자간담회에는 정이삭 감독, 데이지 에드가-존스 배우,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트위스터스’는 1996년 흥행한 재난영화 ‘트위스터’(1996)의 속편으로 폭풍 추격자들이 오클라호마 평원에서 강력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영화다. 7월 19일(현지시간) 개봉해 하루만에 3220만(442억원) 달러를 벌어들였고, 개봉 1주일 만에 제작비(1억5500만 달러, 2132억원)를 넘어섰다.
‘미나리’이후 디즈니플러스 ‘만달로리안’ 시즌3에 합류했던 정이삭 감독은 “어릴 적부터 극장영화를 무척 좋아했는데, 이렇게 블록버스터 영화를 직접 연출하게 돼 꿈을 이룬 것 같다”며 기뻐했다.
샌드버그 피디는 독립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에게 대형 프로젝트를 맡긴 것에 대해 “영화의 스케일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토네이도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했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영화 ‘미나리’의 팬이었고, ‘만달로리안’을 제작한 루카스필름 소속 친구의 추천도 한몫했다. 정이삭 감독이야말로 적임자였다”고 말했다.
자전적 영화 ‘미나리’에도 나오지만 정이삭 감독은 미국 남부 아칸소 주로 이주하고 얼마 뒤 한밤중에 몰아친 토네이노를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밤에 토네이도가 닥쳐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두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돌이켰다. “토네이도는 이번 영화를 찍던 중에 직접 봤다. 촬영 도중 토네이도가 몰아쳐 현장에 있던 과학자들과 함께 토네이도를 보러 갔다”고 부연했다.
영화는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기상을 예측하는 탁월한 감각과 열정을 가진 케이트가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토네이도를 소멸시키려던 시도를 하다 예측이 빗나가 소중한 친구들을 잃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도망치듯 오클라호마를 떠난 뒤 뉴욕에서 기상청 직원으로 살고 있는 그녀를 옛 친구가 하비가 찾아온다. 하비는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케이트는 고민 끝에 오클라호마로 향한다. 그곳에서 일명 토네이도 카우보이라 불리는 인플루언서 ‘타일러’(글렌 파월)를 만난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거대한 토네이도를 쫓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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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터스’에서 토네이도는 소중한 것을 한순간에 빼앗아가는 두려움의 존재면서 동시에 매혹적인 자연현상으로 그려진다. 특히 타일러는 마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듯 토네이도 속으로 뛰어들어 폭죽을 날리고 이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돈도 번다. 케이트에게 토네이도는 트라우마이자 극복의 대상이며 동시에 오랜 꿈이다.
케이트를 연기한 에드가 존스는 “영화에서 날씨는 어떻게 보면 인간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케이트가 극복해야하는 내적 괴물과 같다. 토네이도를 극복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면서 동시에 자연적이고 아름다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트위스터스’에 등장하는 토네이도는 실제 사건과 관측을 기반으로 10개의 독특한 토네이도와 날씨 환경을 디자인하여 만들어졌다. 할리우드 CG업체 ILM은 “영화 역사상 CG로 만들어진 날씨 시뮬레이션이나 토네이도 중 가장 복잡하고 진짜 같은 작업물”이라고 자신했다.
정이삭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토네이도를 극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하게 만들고 싶었다. 이에 전편에 이어 속편도 (오클라호마에 가서 야외 촬영을 하는 게 중요했다. 매 장면 어떻게 생동감을 표현할지 고민했다. 화면의 한계를 넘어서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미나리’와 같은 드라마 위주의 작은 규모가 될까? 아니면 ‘트위스터스’와 같은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가 될까?
정이삭 감독은 “처음에 (제의 받고) 이렇게 규모가 큰 영화를 어떻게 만들지, 그런데 두렵다고 안하면 후회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영감을 주는 것 같다.
두려움에서 도망치는 대신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고 싶었다. 차기작은 어떤 걸 하든지 제게 도전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 관객들께 자랑스럽게 공유할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8월 14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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