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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지출 둔화, 기업 실적 타격 본격화하나

[파이낸셜뉴스]
미 소비지출 둔화, 기업 실적 타격 본격화하나
미국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고용 둔화 속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2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 월트디즈니는 7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마파크 부문이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로이터 연합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 를 차지하는 핵심 변수인 소비가 확실한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월트디즈니 테마파크, 주택 공유업체 에어비앤비, 힐튼호텔 등의 실적 발표에서 수요 둔화가 확인됐다.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서 미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가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테마파크 부진


디즈니는 7일 실적 발표에서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부문이 수요 둔화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3% 줄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수요 둔화 배경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꼽았다.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 휴즈 존스턴은 소비자들이 식료품, 기타 지출 부담이 높아져 디즈니 테마파크 이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정적인 어려움이 덜한 부유층 소비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디즈니 테마파크 이용이 저조했다.

존스턴은 미국 달러화 초강세로 고소득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을 더 즐겼다고 말했다.

"확실하게 둔화"


힐튼 호텔도 이날 분기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확실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 나세타 CEO는 실적 발표 뒤 애널리스트들과 토론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모았던 돈을 썼던 미 소비자들이 이제 여행을 비롯해 그 무엇이든 할 여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나세타는 소비자들의 가욋돈과 소득이 줄어들어 여가 활동을 누리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힐튼은 미국 내 호텔 객실당 매출이 2분기에 전년동기비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5.6% 성장세에 비해 성장률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수요 둔화 조짐"


주택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울한 분석을 내놨다.

에어비앤비는 전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여름철 관광 호황기임에도 불구하고 "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 주가는 7일 15% 가까이 폭락했다.

다 줄인다


이들만 고전하는 것이 아니다.

항공사들은 여름철 극성수기를 맞았지만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항공권 할인에 들어갔고, 세계 최대 외식업체 맥도널드는 2020년 이후 첫 동일 점포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지출 감축은 예견된 일이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증가세 둔화로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약화하고 있고, 그동안 모은 저축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에 따르면 미 가계가 팬데믹 기간 모아뒀던 여윳돈은 올 초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빚도 늘고 있다.

뉴욕 연방은행에 따르면 미 신용카드 부채는 2분기 1조14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연체율은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 선구매 후지급(BNPL) 업체 어펌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60%가 지난해 이후 미 경제가 침체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