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최소 2000억원 이상 10년물 커버드본드 발행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 금리로 사용
KB도 10년물 커버드본드 일부 발행
신한은행 로고 사진. 사진=뉴스1
국민은행 로고 사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10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출시에 앞서 신한은행이 10년물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KB국민은행도10년물을 포함한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다. 주담대 시장에서 대세는 5년마다 금리를 재산정하는 5년 주기형(고정형) 주담대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질과 금리 급변동시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은행들에게 고정형 주담대 비중을 확대하라는 기조다.
특히 금융당국이 10년 이상의 장기 고정형 주담대 상품 출시도 주문하면서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이 10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기준금리로 활용하기 위해 10년물 커버드본드 출시에 나선 것이다.
■신한·KB 10년물 커버드본드 수요조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9일 2000~3000억원 규모의 10년물 커버드본드 수요조사에 돌입한다. 이번 커버드본드는 ESG채권과 연동해서 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커버드본드 수요조사 이후 확정되는 발행금리를 같은 날 출시되는 10년 고정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연동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10년물 커버드본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내로 1조원 이내의 커버드본드 발행신청서를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장·단기 금리가 일부 역전돼서 10년물 금리도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 "신한은행이 금융채 5년물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발행금리를 확정한다면 10년 고정형 주담대 대출 흥행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 커버드본드 수요조사에 나선다. 발행규모는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인 약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은행은 5년물과 10년물을 섞어서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시장수요와 함께 신한은행의 10년 고정형 주담대 대출 추이를 살펴보면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지 검토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년 고정형 주담대를 출시할 지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도 현재 10년 고정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 10년 고정형 상품을 취급하려면 10년 단위로 자금 조달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커버드본드 조달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은행들이 실질적인 고정금리 대출을 안 한다는 질타가 있지만 자금조달 애로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 이후부터 지난 5월까지 커버드본드 총 발행액 총 11조6000억원 가운데 5년 초과 만기 발행 잔액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10년 고정형 주담대 확산 '아직'
10년 고정형 주담대가 전체 은행권으로 확산되는 데 다른 제약 요인도 있다. 구체적으로 △대출 이동제 활성화에 따른 평균 대출 보유기간 축소 △단기 조달·장기 운용의 구조적 한계 △금리인하기 10년 고정금리에 대한 수요 부족 등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니라 주택담보대출은 보유기간이 실제 만기보다 상당히 짧다.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상환이 가능하고, 대출 이동까지 있기 때문에 대출이 계속 손바뀜되고 있다"며 "10년짜리 고정금리 상품을 내놨는데 차주가 중도상환을 해서 갈아타면 자산부채관리(ALM) 관리, 즉 자금 조달·운용에 미스매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주담대 평균 보유기간은 7~8년 수준으로, 만기가 최장 40~45년인 상품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만기보다 더 빨리 갚은 후 새 대출을 받는 구조다.
은행권이 '단기 조달, 장기 운영'이라는 자금조달 구조상 가지는 애로점도 있다. 정기예금 만기는 1~3년, 주담대 만기는 10~40년 수준이다. 수신상품 만기가 길어지지 않는 한 커버드본드 발행만으로 장기 고정금리 상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금리인하기'에 10년 고정형 주담대에 대한 수요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금리 0.5%p)을 밟고 한국은행도 덩달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이 변동금리를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장기 고정금리 활성화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 자금조달 필요성에 맞게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4분기 내 1500억원 규모 커버드본드,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내 발행 계획을 검토 중에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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