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올해 내 부동산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대부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부동산 신탁사 재무 안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신탁사의 책준 미이행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소송 확대전도 배제할 수 없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올해 집중돼 있어 준공기한 준수 과정에서 신탁계정대 추가 투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중 책준형 사업장에 대한 신탁계정대 잔액은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계정에 대여한 자금을 말한다. 즉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사업비와 공사비에 대여해 줄 수 있는 창구를 가리킨다.
책준형 책준 기한 도래 시점별 총사업비 규모는 올해 3·4분기 2조원, 4·4분기 2조2000억원 수준이다. 또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의 자기자본 대비 책준형 사업장 PF대출잔액은 14.7배에 달한다. 여윤기 연구원은 "보유 자본 대비 잠재 위험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책준형 사업장 수는 총 626개, PF잔액은 23.9조원으로 파악된다. 한신평에 따르면 전체 시공사 책준기한 미준수 사업장 PF잔액은 약 4조3000억원, 신탁사 미준수 사업장 PF잔액은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그는 "올해 신탁사 미이행 규모는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신탁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계약서 상의 손해배상 청구 없이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탁사와 대주 간 손해배상청구권 행사 유예 합의가 이루어지는 등 소송에 앞서 준공, 분양 등 정상적인 사업종결을 위한 작업이 선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신탁사 입장에서는 손해배상 과정에서 자금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잠재적 손해배상 규모 축소 및 배상 시점의 이연이 필요한 상황이다.
PF대주 입장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과정에서 소요되는 물적, 시간적 손해, 해당 여신과 관련한 건전성 재분류 및 대손비용 확대 부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란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여 연구원은 "진행 경과를 살펴보면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이 아닌 유예를 통해 사업진행 과정에서 회수되는 분양 및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PF대출을 회수한 후 최종 미회수된 대출원리금에 대해 신탁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상호간 단기간 내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다만,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부동산 개발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사업장 별 신탁사 및 대주 간 입장 등에 따라 다양한 처리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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