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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지주 회장 친인척에 수백억 부당대출 내준 우리은행 금감원 적발

금감원, 관련 제보 접수 뒤 현장검사 실시 결과 발표
해당 은행은 제재절차, 관련인들은 수사기관 통보 예정

전임 지주 회장 친인척에 수백억 부당대출 내준 우리은행 금감원 적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사진=뉴시스


전임 지주 회장 친인척에 수백억 부당대출 내준 우리은행 금감원 적발


[파이낸셜뉴스]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차주들에게 28건(약 350억원)의 대출을 부적정하게 내준 것으로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드러났다. 허위 서류에 대해 사실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대해 담보설정을 했는데도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지점전결로 임의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향후 법률 검토를 거쳐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관련 차주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금, 취임 전보다 130배↑
금감원은 1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사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관련 제보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실시한 OO은행 대상 현장검사 결과, 당해 은행이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모회사인 OO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총 454억원(23건)의 대출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리금 대납사실 등을 고려해 해당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 대상 162억원(19건)의 대출을 포함할 경우 총 616억원(42건)의 관련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언급한 OO은행은 우리은행, 모회사 전임 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11개 차주는 해당 친인척이 전현직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사실이 있는 법인 및 개인 사업자이다.

손 전 회장이 지주 및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이전 이들에게 실행된 대출 건이 5건, 대출금이 4억50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수 기준으로 8배, 금액 기준 130배 넘게 대출 실행이 급증한 것이다.

■완전자본잠식 법인에도 신용도 상향해 대출 실행
금감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대출 건 중 28건(취급액 350억원)의 경우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일반적인 기준이나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됐다. △서류 진위여부 확인 누락 △담보·보증 부적정 △대출심사절차 위반 △용도 외 유용 점검 부적정 등이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은 A법인을 대상으로 부동산 매입자금대출(1차대출) 및 해당 부동산 리모델링공사자금 대출(2차대출)을 연달아 취급했다. 이 과정에서 1차 대출 실행 후 차주가 제출한 부동산 등기부등본 상 해당 부동산 실거래가(20억원)가 차주가 대출신청시 제출한 매매계약서 상 매매가격(30억원)보다 낮았는데도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2차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B법인이 대출신청 시점에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돼 가용가액이 '0'이었는데도 부동산 담보 설정 등을 근거로 해당 법인의 신용도를 상향 평가하고 2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실행된 대출에서 부실이 대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대출건 중 19건(잔액 269억원)에서 부실이 발생(기한이익 상실)했거나 연체중이다.

이같은 대출 건 중 다수는 지역 본부장 C씨의 주도로 취급됐으며 C씨는 이미 면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 결과 발표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고삐를 죄는 가운데 나왔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시행 후 6개월 이내인 내년 1월까지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고, 자산 5조원 이상인 금융투자업자와 보험사 등은 시행 후 1년 안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는 한편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지주·은행 지배구조 제도 개선’ 및 최근 지속 발생한 은행권 대출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준비중인 ‘여신프로세스 개선’과 관련해 이번 검사 결과 확인된 문제점을 반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