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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우리銀 "통렬히 반성... 부실대출 재발방지 제도 손질"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고삐를 죄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차주들에게 616억원 규모의 부당·부실대출을 한 것이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부실대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회장의 친인척 기업이 대출 신청 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대해 담보설정을 했는데도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지점전결로 임의처리했다. 금감원은 향후 법률검토를 거쳐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관련 차주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는 한편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당행을 이용하시는 많은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취급한 부당 여신(대출)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지난달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이다. 이 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검사가 종료된 지난 9일 기준 해당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16개 업체 25건)이지만 담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158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