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까지 규슈~혼슈 잇는 난카이트로프 대지진 임시 정보 발령
오늘 혼슈 동부북에는 5호 태풍 '마리아' 통과 "기록적 폭우 예상"
규슈 남부 기리시마산 지진활동 증가 "화산 분출 유의해야"
7월 25일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의 한 마을 대피소에서 전날 폭발했던 사쿠라지마 화산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이번주 수요일까지 일본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에 대한 긴장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열도는 주 초 태풍 통과에다 화산 분출 우려까지 동시에 겹친 '트리플 재해'의 위험에 노출된 모습이다.
대지진·화산·태풍… 괴로운 열도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 지진이 일어난 이후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 경계에 있는 기리시마산 가라쿠니다케 부근을 진원으로 하는 지진이 늘어났다.
전날 오전 2시 32분에도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해 주변 지역에서 경미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다만 기리시마산 신모에다케 등 일부 화산 지형에서 지진에 따른 화산 활동 변화는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모에다케는 2017∼2018년 분화가 잇따라 일어나 연기가 수천m 상공까지 치솟은 지역이다.
일본 기상청은 "기리시마산 분화 경계 수준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활화산인 만큼 소규모 분출 현상이 돌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 측은 기리시마산과 미야자키현 지진 관련성에 대해 "(기리시마산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규모 7.1 지진과 같은 시기여서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상세한 내용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5호 태풍 '마리아' 진행 경로. 일본 기상청
남쪽엔 대지진 공포, 북쪽엔 '물폭탄'
아울러 혼슈 동북부 지역에는 이날 제5호 태풍 '마리아'가 상륙했다.
마리아는 이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도호쿠 지방을 관통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태풍으로 도호쿠 지방에서는 선형 강수량 띠가 발생해 8월 총 강수량이 평년치를 초과하는 기록적인 호우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해당 동북부 지역에서는 24시간 내리는 비의 양이 많은 곳은 300㎜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총 강우량이 평년 8월 한달치를 넘을 것으로 보여 재해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는 이날 오전 4시 기준 미야기현 게센누마시 해상에서 시속 10㎞ 속도로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 기압은 980hPa,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25m, 최대 순간 풍속은 35m다. 12일 예상되는 최대 풍속(최대 순간 풍속)은 도호쿠 25m(35m), 홋카이도 18m(25m)다.
1951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태풍이 도호쿠 태평양 쪽에 직접 상륙한 것은 2016년 10호 태풍, 2021년 8호 태풍 등 단 두 차례다. 2016년 10호 태풍 때는 이와테현 등에서 2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와테현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인근의 일부 지자체는 전날 대피령을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하루 빨리 대피할 것을 호소했다.
일본항공(JAL)은 전날 도호쿠 지방을 오가는 항공편 78편을 취소했다. 전일본항공(ANA)도 아오모리 공항에서 출발·도착하는 8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JR 동일본은 도호쿠, 야마가타, 아키타의 신칸센 열차가 취소 및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란. 연합뉴스
대지진 공포는 수요일까지 계속
한편 지난 8일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제도 운용 이후 처음으로 '난카이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 1주일간 거대지진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지난 10일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지각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이달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채가 파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야자키현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트로프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약 0.1%에서 0.4% 정도로 높아졌다는 게 일본 기상청의 판단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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