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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n마켓워치] '탈 많았던' 파생결합증권, 퇴직연금과 함께 성장

[파이낸셜뉴스]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인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의 급격한 축소에도 전체 파생결합증권 시장은 커졌다. 증권사들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파생결합사채(DLB) 등 원금보장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늘린 때문이다. 퇴직연금 등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비과세 혜택이 있는 ELB 발행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 규모는 41조8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9조3733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늘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으나 ELB와 DLB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7월 ELS 발행 규모는 22조940억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2조21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부터 주요 은행들이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 결과다.

같은 기간 ELB 발행은 8조4695억원에서 15조63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ELB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 개별주식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이자수익이 정해진다. 원금을 지급하고 이자는 기초자산에 연계되기 때문에 원금보장형으로 분류된다.

ELB의 증가세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연금계좌(IRP)의 성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ELB는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배당소득으로 간주하며 15.4%로 과세되기 때문에 비과세 또는 과세이연 혜택을 볼 수 있다. 따라서 ISA나 IRP를 이용해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ELB를 담아 운용하면서 ELB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퇴직연금 영업을 공격적으로 한 증권사일수록 ELB 판매량이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발행한 ELB는 주로 삼성전자, 코스피200, 한국전력, KT 등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했다.

피생결합증권(DLS) 발행 규모는 같은 기간 1조4397억원에서 2조1941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기초자산은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종전에는 금, 환율, 유가 등이 기초자산이었으나 올해 발행한 DLS는 KAP 1년 은행 CD+추가금리 지수, 한국토지주택공사 신용, SK하이닉스 신용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지난 2020년 환율, 금, 국제유가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해당 기초자산의 가격이 녹인 배리어(원금손실 한계선)을 터치하며 손실 우려를 키운 바 있다.

D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6개월에 한 번인 조기상환 시점이나 3년 만기 시점에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원금뿐만 아니라 약정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우려가 크다.

DLB은 7조3693억원에서 11조8037억원까지 발행물량이 확대됐다. DLB는 대부분 국고채 3개월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CD91일물 금리, 원·달러 환율, 은행채 3년물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도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