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전격적으로 국방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인선을 단행하면서 안보에 집중한 대외정책 행보를 예고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후임에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 지명되면서 신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정부 초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내정됐다.
이날 신규 발탁보다는, 외교안보라인 조정에 가까운 갑작스런 외교안보라인 인선은 지난 7 월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일찌감치 정리된 것으로,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에 맞춰 윤 대통령 재가를 거쳐 최종 인선이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외교보다 안보에 집중
윤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장에 외교인사가 아닌 군인사를 발탁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는 무력충돌 상황에서 한반도에 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안보실장에 외교부 또는 외교 전문가들을 중용했으나, 이번에는 현직 국방장관을 안보실장으로 바로 내정했다.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 마련될 정도로 한미동맹이 정상화를 넘어 날로 강화되고 있고, 한미일 안보 협력까지 이어지는 등 외교적 측면에선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워져 윤 대통령도 외교 보다는 안보전문가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식 신임 안보실장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회의원 등의 활동으로 폭넓은 대외활동을 펼쳐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이해도 깊어 어려운 안보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선에 대해 대통령실 안팎에선 군 엘리트 출신으로 제자리로 돌아간 인사라는 평가다.
일례로 윤 대통령이 취임 초 김관진 전 안보실장에게 초대 국방장관 적임자를 묻자, 김 전 실장은 바로 "김용현 장군"이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김용현 후보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내외 안보 정세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안보가 곧 경제"라면서 "임명이 된다면 통수권자인 대통령 뜻을 받들어 강력한 힘을 기초로 한 확고한 안보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보 맡은 장호진, 해결사 나선다
안보실장에서 물러나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안보특보를 맡은 장호진 전 실장의 역할은 명목적인 특보가 아닌 실질적 특보로 규정된다.
원전, 방산 등 주요 국익 이슈 외에도 한중 관계, 한러 관계, 한미일 관계 등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설명이다.
러시아와 미국에 정통한 장호진 특보는 미국 대선과 같은 새로운 현안에서 기민하게 대응해 해결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러시아대사도 역임한 장 특보는 중국과도 많은 협상으로 다져놓은 네트워크도 있어, 국방장관이나 외교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나서서 해결하는 역할을 윤 대통령은 맡길 것이란 전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