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댐에 둘러싸인 강원 양구
"희생 불합리" 군수도 반대나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건설 찬성
12일 서흥원 양구군수(가운데)가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수입천댐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오른쪽)이 12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양구 수입천댐 건설과 관련한 사항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양구·청양=김기섭 김원준 기자】정부가 지난달 기후대응댐 신규 조성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 양구 수입천댐과 충남 청양 지천댐 건설 후보지를 두고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강원 양구군민들은 12일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수입천댐 건설 계획에 대한 항의와 규탄 대회를 연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천댐 건설 계획의 전면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소양강댐과 화천댐, 평화의댐 등 3개의 댐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한 양구에 또 다른 댐이 건설된다는 것은 양구군민들을 호수에 갇혀 죽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수입천댐 건설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2021년 수입천 상류의 동면 비아리에 댐을 건설해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고 수입천 하류 지역은 이렇다 할 수해를 겪지 않고 있어 더 이상 수입천에는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을 위한 댐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군수는 또 "양구군 등 소양강댐 주변 지역의 지난 50년간 피해 규모는 최대 10조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환경부는 또 다시 양구군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환경부도 강원도청을 찾아 기자설명회를 갖고 수입천 기후대응댐 건설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한강권역은 소양강댐과 충주댐 여유 물량이 부족하고 앞으로 용수 수요 증가 등으로 생활 및 공업 용수가 부족할 것"이라며 "수입천 하류 방산면은 하천 정비가 미흡해 집중 호우시 홍수 피해가 상존하는 지역"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수입천댐은 댐에서 직접 취수하지 않기 때문에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댐이 건설되면 주변지역 지원 예산이 대폭 확대되고 1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구군은 정부가 댐 건설을 강행할 경우 기후대응댐 건설을 반대하는 다른 지역과 공동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충남 청양 지천댐 신규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도 이날 함께 열렸다. 충남 청양군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는 "환경부와 충남도는 지천댐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천댐은 홍수조절용 기후위기댐이 아니라 공업용 물 공급으로 오히려 기후위기를 불러오는 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청양 지청댐 건설과 관련 "물 부족 문제와 홍수 피해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 부족 문제로 식수까지 걱정해야 하고, 기업 유치도 힘든 상황"이라며 "계속된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해서라도 댐 건설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kees2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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