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태평양 연안의 해구 '난카이'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 터져
30년 이내 발생 확률 70% 달해
국내외 전문가 "장기적 대비를"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기상청은 15일 오후 5시 '난카이 트로프 지진에 대한 임시 정보'를 해제할 예정이다. 일본 국민들은 지난 1주일간 지속된 대지진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금 당장 지진이 올 것 같지 않다'는 단기 판단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언젠가 올 거대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100년마다 터지는 대지진
1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후 13일 낮 12시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23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3일 "진앙지 부근의 지진활동이 계속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난카이 트로프 저중심 부근의 지각 경계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지진활동이나 지각 변형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난카이 트로프는 일본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구로,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이다. 두 판의 충돌로 인해 대규모 지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언제든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지역이다.
난카이 트로프 거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의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난카이 트로프 지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거대지진을 발생시켰다. 대표적으로 1707년에 후지산 대폭발까지 일으킨 호에이 지진(규모 8.6)은 3만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일어난 대지진은 1944년 도난카이 지진(규모 7.9)과 2년 뒤인 1946년 쇼와난카이 지진(규모 8.0)이 마지막이다. 이후 78년 동안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
대지진이 현실화하면 진원지는 한곳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지진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32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규슈 지역을 넘어 동일본과 서일본 전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일 높이는 최대 30m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망자는 최대 32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피해액은 최대 1410조엔(약 1경31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잠시 쉬는 시간, 한반도도 영향권
임시 정보 해제는 당장의 위험이 감소했음을 의미할 수 있으나 지진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임시 정보 해제를 계기로 삼아 국민이 지진대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다"며 "1주일이 지난 뒤에도 대지진 사례는 있다.
평소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 남부도 피해의 영향권에 포함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 7.0 지진 발생 시 남해안에서 1㎝가량 흔들렸다면 규모 9.0 지진 때는 30㎝ 넘는 땅이 진동할 수 있다"며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당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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