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시민들이 일상 안전에 대한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민들의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을 지켜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얼마 전 숭례문 지하보도를 청소하던 환경미화원이 일면식도 없던 70대 피의자에게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여름엔 서울 신림동과 서현역에서 다수의 시민을 상대로 한 이상동기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많은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평소에 숱하게 지나쳤던 지하철역, 쇼핑몰, 지하보도 같은 일상적인 장소에서 명확한 동기 없이,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일상 속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시민들의 일상 속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책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일상안심' 정책을 이끌고 있는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사진)을 만났다.
김선순 실장은 18일 "얼마 전 서울시가 내놓은 휴대용 안심벨 '헬프미'가 신청 개시 100분 만에 준비한 물량 2만개 신청이 마감됐다"며 "당초 2주 동안 신청을 받으려고 했는데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신청이 쇄도해 실무 담당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헬프미는 서울시 캐릭터 '해치'를 키링 형태로 만든 것인데, 평상시엔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위험상황이 생겼을 때 버튼만 누르면 경고음과 함께 긴급신고가 되는 휴대용 안심벨이다. 지난해 발생한 신림동 등산로 사건 이후 강력범죄로 인한 시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일상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휴대용 안심벨 도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신림동 등산로 사건에)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며 "어떻게든 시민 여러분의 신변의 안전을 보장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다"고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 실장은 "헬프미는 위험상황에서 버튼만 누르면 경고음이 나와서 주변에 즉시 알릴 수 있고, 자치구 폐쇄회로TV(CCTV) 관제센터로 긴급 신고가 들어간다"며 "내가 미리 지정한 보호자에게 현재 위치와 구조내용이 문자로 전송되기 때문에 위험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하반기 중으로 헬프미 3만개를 추가로 제작해 총 5만개를 필요한 시민들에게 배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헬프미의 매장용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1인점포 안심경광등'도 선보였다. 카페, 미용실, 네일숍 등에서 고용원 없이 혼자 일하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들을 위한 안심벨이다.
김 실장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매장 내 비상벨을 누르면 가게 밖에 달린 점멸등이 켜지면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며 "동시에 총괄 관제센터에서 위치 및 인근 CCTV 등을 확인 후 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는 경찰이 가게 인근 순찰차 등에 출동을 요청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1인점포 안심경광등 신청을 받아 최근 총 5000세트 배포를 완료했다.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준비된 물량을 조기 마감했으며, 추가 지원 요청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김선순 실장은 "1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남성 사장님이 가게 앞에서 행인 두 명이 행패를 부려 안심경광등을 사용했는데 경찰이 출동해서 상황을 해결해줬다며 잘 사용한 것 같다는 후기를 전해주셨다"며 "시범운영 결과 등을 반영해서 내년도에 사업 확대를 고려 중이다"라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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