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크게 늘어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제 사용량 급증..수요, 공급 초과한 상황
의료계 전문가들 "신속한 치료제 공급 중요"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병동 출입문에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원내 출입 시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의 빠른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계열의 KP.3으로 중증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전파력은 매우 높아 냉방기 가동이 늘고 환기가 어려운 여름철에 감염병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 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치료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최근 폭염 속에 급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비상 사태가 종료되는 '엔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확산세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지난 6월 말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8월 2주차 입원 환자 수는 1357명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형식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지만 코로나19는 지난 2년간 여름철에도 유행했고 유행 추세 고려 시 8월 말까지는 코로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어컨 사용으로 환기가 현저히 줄고, 휴가철 이동량이 늘면서 호흡기 감염병이 전파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3주차에 입원 환자 수는 226명에 불과했지만 4주차에 가면서 475명으로 크게 늘었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8월 1주차에는 861명을, 2주차에는 1357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의 표본 결과로 실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8월 1주 기준 검출률은 39.2%로 40%에 육박하며 4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도 한 달전보다 30배 이상 늘었다. 6월 4주 사용량은 1272명분이었으나, 7월 마지막 주에는 4만2000명분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질병청은 현재 유행하는 주요 바이러스인 KP.3는 코로나19 초창기 바이러스와는 달리 중증도가 낮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KP.3의 치명률은 0.1% 수준이고 50세 미만 연령층의 경우 치명률이 0.01%에 불과하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와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일반 및 상시 감염병 수준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정익 질병청 코로나19 상황대응단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본인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대면 접촉을 삼가고,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고령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원내 인력부족은 물론이고 치료제 부족이 큰 문제"라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치료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번달까지가 아니라 가급적 빨리 치료제를 보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완범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료제 부족은 의료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현재 경구용 약제의 재고가 거의 소진됐고, 렘데시비르 주사제도 머지 않아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는 중증도가 낮지만 주사 치료제의 신속한 공급이 없다면 면역저하자와 고위험군 중심으로 중증 환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치료제를 확보해 보급하고 있고, 신규 코로나19 백신도 구매해 오는 10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동절기 예방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당국 협의를 거쳐 예산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26만명분을 추가로 도입했다.
박지영 질병청 비축물자관리과장은 "현장에서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을 파악한 시점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을 통해 물량을 들여오고 지난주부터 공급을 하고 있다"며 "특히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주사제형 치료제는 상급종합병원에 더 많은 양을 추가적으로 공급해 치료제 부족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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