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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총리 한번 하자"...'포스트기시다' 후보만 10명 이상

日자민당 총재선거 내달 27일 유력

"나도 총리 한번 하자"...'포스트기시다' 후보만 10명 이상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집권 자민당이 내달 27일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총재 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이례적으로 10명 이상의 인사가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선거 시작을 알리는 고시를 기존 9월 12일에서 15일로 늘릴 방침이다.

자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대표 선출일이 다음달 23일이라는 점과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이달 20일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입헌민주당으로 향하는 관심을 자민당으로 돌리고, 선거 기간 확대로 정보 제공 기회를 늘려 파벌 비자금 사건으로 잃은 신뢰를 회복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일본 언론은 출마가 점쳐지는 유력 정치인들의 움직임을 연일 보도 중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의원은 아직 없으나 10여명이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 중견·신진 의원 지지를 받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입후보에 필요한 의원 추천인 20명을 확보했다고 판단해 이르면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후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패했던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자신이 속한 파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출마 의사를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끌던 파벌인 '기시다파' 좌장이었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후생노동상과 관방장관을 지낸 가토 가쓰노부 의원 등도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사이토 켄 전 경제산업상,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등도 입후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자릿수 후보가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00년 이후 총재 선거는 줄곧 5명 이하의 후보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2008년 아소 다로 총리, 2012년 아베 신조 총리 당시는 5명이 입후보했고 2021년 기시다 총리 때는 4인이 경쟁했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이 확정되면 내달 하순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연설은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내달 22일부터 며칠간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미국을 방문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