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5월 이후 개선세를 보이던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경기 둔화 전망과 중동사태, 대내적으로는 고금리 부담에 따른 가계소비 여력 약화 등으로 30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BSI 전망치는 92.9를 기록했다. 지난 5월 94.9를 시작으로 △6월 95.5 △7월 96.8 △8월 97.1로 오름세를 기록한 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BSI 전망치는 지난 2022년 4월 이후 30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BSI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준선 100에 근접했지만, 최근 세계 경기 둔화 전망과 중동사태에 따른 경기 심리 불안이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에는 내수 부진 우려가 겹쳐지면서 지수 값이 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 전망치는 모두 기준선을 밑돌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 BSI(93.9)는 미국 실물경기 둔화, 중국 경제 부진, 내수 여력 약화 등 대내외 리스크 확대 영향으로 전달 대비 0.9p 하락했다. 지난 7월 기준선 100을 넘었던 비제조업(91.9)은 건설업 불황 지속과 여름 성수기 종료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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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기 전망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의약품(125.0)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4.3) △식음료 및 담배(105.3)가 호조 전망을 보인 반면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64.3) △전자 및 통신장비(80.0) △석유정제 및 화학(90.9)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1.7)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94.1) 등은 부정적 경기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조사부문별 BSI는 △내수 96.3 △수출 94.5 △고용 94.0 △자금사정 93.7 △채산성 92.9 △투자 91.4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한경협 관계자는 "최근 수출은 대부분 반도체 호황에 기인한 것으로,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세는 미약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기업 심리 전망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수는 가계소비 여력 약화로 2022년 7월(96.8) 이후 27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고, 수출은 2022년 8월(5.1↓)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세계 자본시장 충격, 중동 정세 악화, 미중 경기 불안에 더해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라며 "금리·환율 등 거시지표 안정과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상법 개정(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논의를 지양함으로써 기업이 국내외 정세의 급박한 변화 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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