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이영준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대표
기술·노하우, 봉합사 글로벌 시장 넘버1
세계 최대 시장인 美 시장 내년에 진출
봉합사와 항암제 '혁신'으로 성장 지속
DDS에 공 들이는 삼양, 혁신 이어나가
20일 판교 삼양홀딩스바이오팜그룹 본사에서 이영준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대표가 봉합사 제품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양홀딩스는 100년 동안 축적한 삼양의 연구개발(R&D)과 기업 역량을 기반으로 의약바이오 사업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영준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대표(
사진)는 2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삼양홀딩스의 혁신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삼양의 고분자화학, 생물공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통해 항암제는 물론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로 확장하는 혁신으로 발전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로 삼양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삼양이 100년 동안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축적된 여러 기술과 노하우를 융합해 혁신적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1위인 생분해성 봉합원사도, 복용·조제 편의성을 높인 항암제 제품군 모두 이 같은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로 화학섬유사업을 하던 삼양그룹은 폴리에스터를 생산하면서 고분자 합성·중합·방사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합성 흡수성 폴리글리콜산 봉합원사 개발에 성공해 1996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재료에서 실을 뽑아내는 섬유사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인체의 환부를 꿰메는 봉합원사 기술로 발전한 것이다. 삼양의 봉합원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 유럽 CE 인증을 취득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45개국, 190개가 넘는 기업에 공급되며 전 세계 각국의 수술방에서 활용되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DDS 플랫폼인 'SENS'를 기반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적은 양으로도 빠르게 좋은 약효를 낼 수 있는 mRNA의 특성을 이용한 혁신적인 유전자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다.
향후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 사업의 혁신의 중심에 이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의사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이 대표는 에임메드 대표, 제넥신 부사장 및 최고전략책임자(CSO), 에스티큐브앤컴퍼니 대표 겸 에스티큐브 부사장을 역임했고 2021년 R&D 역량을 강화할 적임자로 발탁돼 삼양홀딩스의 미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글로벌 1위인 생분해성 봉합원사는 발전 방향은?
▲원사 수출량 기준으로 세계 1위다. 국가마다 봉합사의 규격과 니즈가 달라서 주로 원사 위주로 수출하고 있는데 수십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한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혁신 사례로 볼 수 있다. 수술 기술 발전에 따라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맞춤형 제품도 내놨고 원사 외에 완제품 개발도 활발한데, 내년에는 3~4개 제품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3년 동안 공을 들였고 완제품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삼양홀딩스의 항암제의 혁신 사례를 소개한다면?
▲파클리탁셀 성분 항암제인 '제넥솔주'는 항암제로 치료 효능이 높지만 주목나무를 벌채해 직접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또 산림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데 삼양은 우량균주로 식물체를 구성하는 세포나 조직을 배양하는 기술로 세계 최초로 식물세포 배양 방식의 파클리탁셀 대량 생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동결건조주사제를 액상주사제로 개선한 페메드에스주, 동양인의 체표면적을 반영해 용량을 조절하면서 약가를 낮춘 아자리드주, 경구복용시 위장벽에 붙지 않도록 캡슐을 정제로 ㅡ바꾼 레날리드정도 혁신 사례다.
―삼양이 DDS에 주목하는 이유는?
▲어떤 약이나 치료제가 몸에 들어와서 곧바로 대사돼 사라져버리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약과 치료제의 충분한 효과를 발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DDS다. 삼양이 오랜 세월 축적한 폴리머 기술을 잘 활용하면 체내에 약성 물질이 장기간 머물며 약효를 낼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은 항암제는 물론 다양한 의약품에 응용될 수 있고 DDS를 플랫폼으로 잘 구축하면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R&D를 강화하고 있다.
―DDS에서 성과를 사례가 있는지?
▲폴리머릭 미셀(PM) 기술은 나노 고분자를 이용해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을 잘 녹도록 하고 혈중 안정성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의약품은 폐암치료제 제넥솔PM(성분명 파클리탁셀), 나녹셀M(성분명 도시탁셀)이다. 파클리탁셀과 도시탁셀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독성이 있는 가용화제를 넣어야 했고 고용량 처방을 받는 환자들은 가용화제 부작용에 노출됐다. PM기술을 사용한 두 치료제는 친수성을 높여 가용화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부작용 걱정 없이 고용량 투여가 가능하다. 제넥솔PM과 나녹셀M은 현재 대전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개발됐다면 개량신약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치료제들이다.
―'SENS'가 주목받고 있는데?
▲SENS는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반한 기술로, '스테빌리티 인헨스드 나노 셸'의 머릿글자를 딴 DDS 플랫폼이다. SENS는 기존 DDS 플랫폼 대비 안정성을 강화한게 특징으로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과 mRNA 같은 핵산 치료제에 쓰이는 DDS 플랫폼이다.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해 안전성이 뛰어나며 기존 mRNA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LNP) 대신 자체 디자인한 양이온성 지질을 도입했다. 보통 LNP는 간에서만 흡수돼 자주 투여하면 몸에 부담을 주는 단점이 있었지만 SENS는 간, 폐, 비장 등 원하는 조직에 선택적 전달이 가능하다. 약물과 함께 이용할 경우 약효를 더욱 높일 수 있다.
―SENS 플랫폼 중 하나인 '나노레디'의 장점은 무엇인가?
▲범용성과 편리함이다.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전달체 기술은 LNP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쓰인 LNP는 생산 단계에서 mRNA와 혼합해 약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mRNA가 바뀌면 그에 따라 생산공정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나노레디는 전달체만 먼저 만들어 바이알에 패키징을 하고 향후 mRNA 유전물질이 만들어지면 바로 섞어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암치료백신을 만든다면 암으로부터 유래한 물질을 분석해서 특이 항원을 밝히면 그 시퀀스를 제조해서 핵산을 만들고 5~20개 정도의 항원 패키지를 만들면 그 유전물질에 전달체를 넣는 것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개인별 맞춤형 치료제도 비교적 쉽게 개발할 수 있다. 나노레디는 지난해 4월 LG화학에 첫 '라이선스 아웃'을 하며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LG화학은 나노레디를 접목해 mRNA 기반 항암 신약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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