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과 정부가 내년 예산을 통해 다자녀 가구에 대한 사회적 혜택 확충에 집중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당정은 20일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가졌다. 협의회에 따라 다자녀 가구가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구매 보조금을 현행보다 최대 2배 수준인 6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3자녀의 경우 K-패스 교통카드를 최대 50% 할인해 주기로 했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와 전세사기 등 민생 현안에 대한 대책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전기차 화재예방 충전기 보급을 9만대까지 확대하고 무인 파괴 방수차 및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관련 예산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내 필수의료분야 국립대 교수는 3년간 1000명을 증원하고 공공 야간·심야약국 지원 개소수를 3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은 기존 5000호에서 7500호로 확대키로 했다.
핵심과학기술 인력 양상 차원에서 대학원생 대통령과학장학금은 2배로 확대한다. 연구개발(R&D) 분야 이공계 석사는 월 80만원, 박사는 월 110만원의 인건비를 보장하는 한국형 스탠더드도 신설할 계획이다.
농민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수입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하고 보험료 50%는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면적직불금 단가는 지난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평균 5% 인상한다. 동원미지정 예비군 훈련비, 예비군 향방작계훈련 교통비를 각각 신설하고 직업군인의 국민평형(85㎡) 관사 거점 단지를 확대하는 한편 격오지 간부 숙소도 확충할 방침이다.
이날 당정회의의 골간은 주로 사회적 약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취약계층 지원과 결이 닿아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전국민지원금 등 퍼주기식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대책으로는, 재정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이는 곧바로 취약계층 지원 재원 감소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장기간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세수가 덜 걷히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감안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재정 지원을 확대할 경우 오히려 비상상황 시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실탄 부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게다가 전임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국고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최대한 소외계층 지원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재정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원칙도 지킬 수 있다는 게 집권 여당의 입장이다.
내수 회복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겨냥한 온누리 상품권 발생규모 확대를 비롯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채무 지원, 다자녀 가구 지원 등 저출생 대책과도 연계된 정책을 내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무대책 무개념 무책임 3무 재정 폭주로 재정 여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경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도 2023년, 2024년도 예산에 비해서는 내년도 예산에도 약자 복지를 역대 최대로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회복을 선도하는 건전재정 역할에 최대한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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