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내수 중심 수익 탈피
신한, 美 조지아에 사무소 개설
국내 반도체·車 업계 금융 지원
글로벌 생산기지 부상 印도 집중
국민·하나·우리, 추가 지점 설립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 인도·폴란드·북미에 추가 지점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을 이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인도와 국내 방산·배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한 폴란드, 선진금융 메카인 미국·영국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은행들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예대마진과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성 높은 인도·북미 공략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하반기 인도·폴란드·북미 등에 추가 지점 및 사무소(코리아데스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에서 그룹 전체의 당기순이익 15%(올 1·4분기 기준)을 거두고 있는 신한금융은 연내 미국 조지아주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한국의 반도체·자동차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북미지역에 진출기업 대상 원활한 금융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부문의 순익 기여도를 4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하나금융은 북미 지역을 공략한다. 하나은행은 멕시코 현지법인의 자지점으로 몬테레이 사무소를 다음 달 개소할 예정이다.
북미 지역 외에 은행들은 인도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도 금융 중심지 뭄바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벵갈루루 두 곳에 점포 개설을 추진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4·4분기 인도 첸나이와 푸네에 각 1개 지점을 추가로 설립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개설위원장과 개설위원 등을 파견해 지점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첸나이와 구르가온(델리), 뭄바이 등 3곳에 지점을 갖춘 인도에 푸네·아메다바드 지점을 신설해 총 5개 지점을 운영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인도 학자금 대출 1위 기업인 크레딜라에 1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지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은행들이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은 데다 미·중 갈등으로 인도가 글로벌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인도 금융기관의 대출 서비스 침투율은 약 40% 수준으로 대출·보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폴란드 금융수요에 '눈독'
폴란드를 중심으로 동유럽 시장도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폴란드·헝가리는 전기차와 2차전지 업종 공급망이 형성된 데다 방산 기업 진출에 따른 무역금융 수요도 있어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은행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폴란드·헝가리에 1명씩 인원을 추가 투입해 현지 금융 수요에 대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폴란드 현지 2위 은행인 페카오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후 3·4분기 중 폴란드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연내 폴란드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할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은 베트남과 선진금융 중심지에도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남부 빈증에 지점 개설을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은 연내 영국 런던지점, 내년 싱가포르지점 개점을 목표로 현지당국의 인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수익모델 다각화와 시장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글로벌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글로벌 진출은 무엇보다 시장의 성장 속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과 비교할 때 인도, 폴란드 금융시장의 성장 속도가 최소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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