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담대 16조↑ '고공행진'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증가 영향
하반기 금리인하땐 대출 더 늘듯
"銀, DSR 기반 관리 체계 갖춰라"
금융위원장-은행장들 첫 상견례 김병환 금융위원장(오른쪽 첫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위원회-은행권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은행권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스트레스 금리를 당초 0.75%에서 1.2%p로 높인 배경은 수도권에서 받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더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2·4분기를 넘어 8월에도 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오는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유인은 더 많은 상황이다.
■'역대급' 가계빚에 대출한도 더 축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및 19개 은행장과 만나는 상견례 자리에서 "은행권 자율적으로 상환능력,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체계를 갖춰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위는 이날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를 1.2%p로 높여서 내달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라면서 "현재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 우선적으로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국내 가계빚(가계신용)이 189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4분기(1882조4000억원)에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 줄어들며 1년 만에 감소했으나 1분기 만에 13조8000억원이 급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합한 지표로, 가계가 부담하는 포괄적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780조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3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지난 1·4분기에 8000억원 줄어들었으나 가계신용과 마찬가지로 1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주담대가 3개월 새 16조원 증가했다.
■하반기 금리인하 '주목'
이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반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4분기 14만9000호에서 4·4분기 13만1000호로 줄었으나 올해 1·4분기 13만9000호로 다시 늘어난 뒤 2·4분기에 17만1000호까지 증가했다. 이에 주담대 증가폭도 1·4분기 12조4000억원에서 2·4분기 16조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매는 총 10만3175건으로, 다섯 반기 만에 10만건대를 회복했다. 부동산 거래가 가장 적었던 지난 2022년 하반기(3만3891건)와 비교해 3배 상당이 됐다.
지방에서도 아파트 거래가 늘었지만 수도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올 상반기 지방 아파트 매매는 총 13만3199건으로, 2022년 하반기(8만556건)에 비해 65.3% 늘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대출 확대 유인은 높아진 상황이다.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코로나19 이후 이어왔던 통화긴축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으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 "물가상승률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방향 전문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8월 금통위 회의는 22일 개최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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