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플러스 85억 정산대금 지연
대리점·배달기사 불안감 고조
#. 경기도 부천에서 배달대행 업체 만나플러스 지사(대리점)를 운영하는 정채명씨(45)는 지난 6월부터 배달기사가 받아야 할 배달비를 대출을 받아 지급했다. 배달기사는 하루 100만원씩 출금이 가능했지만 지난 5월부터 지급 불능 상태가 발생하다가 6월부터 30만원, 10만원으로 출금 가능액이 쪼그라들었다. 결국 정씨는 본사 대신 지급한 배달비와 지사 수수료 등 1억8000만원을 떠안은 채 다른 배달대행 업체로 회사를 옮겨야 했다.
배달대행업체인 만나플러스가 배달기사에게 지급해야 할 배달비 정산을 하지 못하면서 배달기사와 대리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야기한 대금 미정산 사태가 배달업계에서도 현실화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지난 6월 중순부터 배달기사와 지사의 대금 출금을 막고 있다.
만나플러스 소속 배달기사와 지사는 하루 한 시간 동안 각각 100만원, 1000만원씩 출금이 가능했다. 식당 등 배달을 요청하는 가맹점이 지급한 배달비는 건당 지사 수수료 200~400원을 제외하고 배달기사에게 지급되는 구조다. 대신 지사는 건당 88원씩 프로그램 사용료를 낸다.
4년� 배달대행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씨는 만나플러스 정산이 막히자 지난 9일부터 다른 배달대행 업체인 생각대로로 옮겨가는 결정을 했다. 대신 만나플러스로부터 받지 못한 지사 수수료와 배달기사 배달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식당 등이 미리 예치해둔 배달비 6000여만원도 정씨가 새로운 업체에 대신 충전해줬다.
정씨는 "배달비를 받지 못하면 배달기사가 떠나기 때문에 대출로 배달비를 주고 지사를 유지했다"며 "배달기사 수는 80명에서 25명까지 줄었다"고 토로했다.
피해 대리점들은 배달기사가 받아야 할 배달비뿐 아니라 가맹점 부가세 등 각종 비용을 떠안았다고 했다.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영세 업체의 경우 상당수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실정이다.
관련해 정씨는 "식당에서 부담하는 배달비에 붙는 10% 부가세를 배달대행 프로그램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며 "부가세마저 처리가 안되고 있어 부가세까지 지급했다"고 했다.
현재 만나플러스 대리점이 회사를 옮기면서 식당들이 미리 입금한 배달비 역시 묶여 있는 상태다.
서울에서 배달전문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배달 대리점이 회사를 옮기면서 같이 옮겼는데 만나플러스에 미리 100만원 정도 입금해둔 돈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나플러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대리점과 가맹점 등이 받지 못한 돈은 85억원에서 13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만간 단체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은 비대위원장은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대리점 대부분이 회사를 옮겼다. 하지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대부분 수억원의 돈이 묶여 있다. 티메프 사태가 다른 업종에서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플랫폼 업체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제도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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