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통위 개최...13회 연속 동결 전망
서울 집값 상승세에 금리 인하 부담 커져
환율 하락세는 피벗 검토하는 한은 호재
“10월 인하 위한 발판 ‘소수의견’ 나올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지난 2·4·5·7·8·10·11월과 올해 1·2·4·5·7월에 이어 13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 재료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수도권 집값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6% 상승했다. 지난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수도권 집값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에 서울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는 지난 3년 전 서울 집값 급등기 수준까지 올라왔다. 소비자들의 1년 뒤 집값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18로 한 달 전보다 3p 올랐다. 이는 2021년 10월(125) 이래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당시 전국 주택 가격은 연내 15%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부동산 투심이 타오르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4일까지 4조2342억원 늘어나며 오름세를 지속했다.
한은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금융 안정이다. 지난달 금통위(7월11일) 회의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수도권 중심 주택 가격 상승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부채 증가세에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한은의 부담을 덜어준다.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직전 금통위였던 지난 5월과 비교하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환율 수준은 1380원대로 1400원대를 위협했으나 최근 5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내려왔다.
관전포인트로는 소수의견 등장 여부가 꼽힌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뒤 10월에 한국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밝힌 위원이 2월부터 5월까지 3차례 연속 1명이었다가 지난달 2명으로 늘어난 것도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을 지지한다. 이번에 인하 의견이 나온다면 지난해 2월 금리 동결에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조윤제 위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첫 소수의견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속에 인하 소수의견 1명이 등장할 것으로 본다"며 "7월 의사록 상에 3명의 비둘기파적 의견이 존재하며, 향후 3개월 관점의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2명의 위원 중 1명은 물가안정 및 환율 부담 경감을 근거로 금리 인하 의견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제시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최근 기조적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당초 전망보다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제시된다.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2.6%를 전망한 바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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