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역대 최장 기간’ 기준금리 동결
‘충분히’ 긴축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 달라져
금리 차선 바꾸기 시사...10월 인하 가능성↑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대한 확신은 커져
한국은행이 22일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이날까지 1년 7개월 9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직전 금통위였던 지난 7월과 비교하면 ‘더딘 내수 회복세’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누증’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모습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2.6%)를 0.1%p 하회한 2.5%로 판단하며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다. 아울러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문구에서 ‘충분히’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준비 작업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유지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 1·2·4·5·7월에 이은 13회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이다. 미국(5.25~5.50%)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2%p가 유지됐다.
금통위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지난 7월과 달리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아울러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있다는 기존 문구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졌다”는 문구로 교체했다.
금통위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에 관해서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시장의 경우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크게 강화되었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고 미 달러화 지수와 장기 국채금리는 미 연 준의 금리인하에 대한기대 강화 등으로 하락했다”고 봤다.
이어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는 지속됐다”며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1·4분기 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하여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했다”며 “내년은 지난 전망치 2.1%를 유지하였다.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 및 내년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2.2% 및 2.0%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가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금융·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완화되었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주가는 급락 후 반등하였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기대 강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등으로 상당폭 낮아졌으며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되었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면서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8월 22일 통화정책방향 전문.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크게 강화되었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미 달러화 지수와 장기 국채금리는 미 연 준의 금리인하에 대한기대 강화 등으로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는 지속되었다.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1/4분기 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하여 지난 5월전망치(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하였으며, 내년은 지난 전망치 2.1%를 유지하였다.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였다. 7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6%로 높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2% 수준을 유지하였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 및 내년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2.2% 및 2.0%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완화되었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주가는 급락 후 반등하였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기대 강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등으로 상당폭 낮아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하였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되었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나갈 것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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