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학생 비율 1년 새 15→5%
인종적 다양성 결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캠퍼스의 로저스 빌딩. 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가 폐지된 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흑인, 라틴계 학생이 급감하고 아시아계 학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폐지되면서 그동안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온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MIT는 "2028년 학번 학부생 중 16%가 흑인, 라틴계, 원주민, 태평양섬 출신 학생"이라며 "이는 최근 몇 년 간 평균인 25%에 비해 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졸업연도를 기준으로 학번을 정하는 미국의 경우 올해 입학생들이 2028년 학번이다.
이들 비(非) 백인학생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서도 급감했다. 이 학교에 등록한 흑인 학생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5%로 낮아졌고, 히스패닉 및 라틴계 학생은 16%에서 11%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비율은 40%에서 47%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6월 미 연방 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정책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으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다고 주장해온 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MIT의 올해 입학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피부색이 아닌 오직 뛰어난 학업 성취와 과외 활동을 바탕으로 선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인종 우대정책 금지 판결 이후 입학생 인종 구성을 발표한 것은 주요 대학 중 MIT가 처음이다.
다만 미국 대학 내에서 인종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작년 대법원 판결의 결과로 MIT 커뮤니티가 지난 수십 년간 노력해 이루어낸 것과 같은 수준의 폭 넓은 인종적, 민족적 다양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드라이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MIT의 흑인 신입생 감소에 대해 "예상했던 만큼이나 우울한 결과"라며 "미국의 가장 우수한 대학들에서 흑인 학생들의 부족은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된 인종 다양성 결여 현상이 결국 정부 지도자에서 학계 지도자, 기업 경영자 등 국가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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