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등 경제 단체 수장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이른바 먹사니즘을 내세워 민생을 최우선에 놓겠다는 이 대표가 경제인들을 만나 어떤 논의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 재계와 입장이 배치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비롯한 경제 분야 쟁점 법안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내달 5일 국회에서 최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을 만나고, 같은 달 11일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경제 단체 측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예상컨대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고 요즘 경제 상황이 많이 어려우니 기업인들을 대표해 경제 단체장들이 국회와 민주당, 이 대표에게 건의하고 논의할 소재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먹사니즘에 방점을 찍은 이 대표가 민생 문제 해결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모색하기 위해 경제 현장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당대표 연임 성공으로 대권 로드맵을 착실히 밟아 가고 있는 이 대표가 이번 회동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용·중도 노선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회동의 또 다른 관심사는 노란봉투법 등 민주당과 재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경제 분야 쟁점 법안들에 대한 논의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5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민주당 내 세제 개편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회동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상속세 등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거나 공제 한도 상향 등 완화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세율 인하에는 반대하면서도 일괄 공제·배우자 공제 액수를 높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회동 의제는 아직 미확정 상태다. 당 관계자는 “일정만 막 확정했을 뿐 회동 의제 등은 이제 조율해 가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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