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기업 멕시코 생산 공장 물색중
멕시코에서 전기차 생산하면 고관세 피해 무관세로 美 시장 입성
美 눈치 안볼수 없는 멕시코 정부 난처한 입장에 처해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이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마련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중국의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가 멕시코를 미국 차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조 바이든의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는데 멕시코를 미국 수출의 우회로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멕시코에 46억 달러(6조 1134억 원) 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저렴한 가격에다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품질로 멕시코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특히 테슬라의 라이벌인 비야디(BYD)는 멕시코에서 전기차 해치백 '돌핀' 미니를 2만 1300달러(약 2830만 원)에 판매중이다. 이는 테슬라의 가정 저렴한 모델인 모델3 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후안 카를로스 베이커 전 멕시코 국제 무역부 차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멕시코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제 BYD 등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멕시코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마련하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는 미국 정부의 고관세를 피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서다. 미국제조업연맹(AAM) 회장인 스캇 폴은 "멕시코는 중국 기업에게 우회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개정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때문에 가능해졌다. 나프타의 개정판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이들 3개국이 아닌 외국 자동차 회사가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제조한 것을 증명하면 사실상 무관세로 미국 수출길이 열린다. 현재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25%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발표했다.
AAM 폴 회장은 "우리는 중국이 가전제품에서 자동차 부품, 철강에 이르기까지 다른 제조업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던인사이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던은 "중국 전기차 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면 관세가 붙지 않은 싼 차값 때문에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큰 위협을 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폴 회장은 "미국 전기차 산업은 사실상 '신생 산업'이다"면서 "미국 전기차 산업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CNBC는 "중국 전기차 기업의 멕시코 진출로 멕시코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가 중국 전기차 기업의 대 멕시코 투자에 지나치게 우호적이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중요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신차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르테 마데라에 주차돼 있다. AF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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