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사고 당시 건물 내부 폐쇄회로(CC)TV의 모습. 한 투숙객이 22일 오후 7시31분56초쯤 810호 객실로 들어갔다가 2분 35초 만에 나오고 있다. 이후 오후 7시37분7초쯤 비어있는 810호 객실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 소방당국
[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불이 난 지 불과 83초 만에 복도까지 연기로 가득 찼던 것이 드러났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판독 결과 불이 난 지 83초 만에 복도가 연기로 가득 차오른 장면이 확인됐다.
경찰은 발화 지점인 810호에 묶었던 투숙객의 신원을 확인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투숙객은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난다"며 1층에 있는 호텔 프런트로 내려가 객실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복도 CCTV에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1분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810호로 해당 투숙객이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이 투숙객은 들어간 지 3분 뒤에 객실에서 나와 문을 열어둔 채 나간다.
이후 2~3분 만에 방문 틈으로 연기가 새어 나왔고, 천장을 매우기 시작한 연기는 불과 '83초' 만에 복도를 가득 채웠다. 연기는 오후 7시38분30초 기준 CCTV를 완전히 가릴 정도였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은 전날 진행한 합동 현장감식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빈소는 순천향병원과 부천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마련,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잃은 이들의 통곡과 슬픔으로 가득찼다.
특히, 사고 하루 전 아빠의 생일을 축하했던 20대 희생자의 서글픈 사연도 전해졌다. 그는 "5분 뒤면 숨을 쉬지 못할 것 같다"며 화재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전한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가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이번 화재로 숨진 희생자 7명에 대한 부검 결과도 나왔다.
국과수는 호텔 내에서 발견된 5명의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 나머지 2명은 추락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사고 당시 7층 객실에 있었던 남녀 2명은 불길과 연기가 퍼져 상황이 급박해진 가운데 소방당국이 호텔 주차장 출입구 근처에 설치해둔 에어 매트로 뛰어내렸다.
그러나 에어 매트가 뒤집혔고, 불안정하게 떨어진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호텔 내부 인테리어가 합판, 목재로 많이 이뤄져 있었다”며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서 소파와 침대 등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화재는 장시간 가동으로 인한 과부하 및 노후화된 전선에 먼지 등 이물질이 끼는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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