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와 미 당국의 투자 제한, 중국 당국의 기업 통제 강화도 투자에 악영향
중국 베이징의 상무부 전경. 신화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세계 10대 사모펀드의 중국 투자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올 들어 이들 사모펀드 가운데 7개는 아예 투자를 하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 사모펀드의 올해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는 5건에 불과했다. 이들의 2021년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 건수는 평균 30건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감소해왔다.
FT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을 인용, 한때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여왔던 워버그 핀커스도 올해 신규 투자가 없으며 지난 2년 동안 단 2건의 투자만 성사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과 생활정보 사이트 58 닷컴의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올해 물류창고 지분 확대를 위한 소규모 투자를 제외하고는 2021년 이후 거래가 없다.
FT에 따르면 올해 어드벤트와 베인 만이 중국 기업에 투자했다. 어드벤트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컨퍼런드·전시 기업 VNU 엑스비션 아시아와 반려동물 사료업체 '시크 펫 푸드'(Seek Pet Food)에 투자했다.
베인의 경우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제지업체 페드리고니가 취저우 소재 제지공장 소유주 아조위긴스와 전자테크(RFID) 기업 보잉테크의 지분을 매수했다.
이들 사모펀드는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 기업 지분을 매입한 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해 큰 이익을 봤다.
하지만 2021년 중국 당국이 자국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해외 상장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사모펀드들의 중요한 투자금 회수 방법이 거의 막혔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둔화와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미 당국의 사모펀드 투자 제한도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고 FT는 분석했다. 미·중 간 갈등 고조와 중국 정부의 기업 통제 강화 등도 세계적인 사모펀드의 중국 투자를 둔화 시켰다고 FT는 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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