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시한 정해 압박한 野
박찬대 "허언 아니면 법안 내라"
韓은 "급하면 새로 발의" 맞받아
先공수처 後특검으로 변화 감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연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법원장 등 제3자에 의한 특별검사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전개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선(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후(後) 특검을 언급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나타내 주목을 끌고 있다.
한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향해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압박하는데 대해 "왜 그래야 하나"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채 상병 사건을) 정치 게임으로 봐서 여권 분열의 포석을 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민주당은 한 대표 취임 한달이 돼 가도록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제3자 추천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이날까지 한 대표 측의 특검법 발의를 촉구한 바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속 시간을 끈다면 진정성만 의심받게 될 뿐"이라며 "한 대표가 국민께 대놓고 허언한 것이 아니라면 오늘 중에 말이 아니라 법안으로 보여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공세에 한 대표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한 대표는 "정 급하면 자기들이 대법원장 특검으로 독소 조항을 빼서 새로 발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한 대표는 "그것과 별개로 저는 (대법원장 추천 방식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이견을 좁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에 대한 기존 입장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다. 한 대표는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을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로 보면 특검은 수사가 진행된 이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 대표는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을 공언하면서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았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 6월 23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법 발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기존과는 다른 한 대표의 입장 변화는 당장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연일 민생을 강조하는 한 대표의 용산 눈치 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생 문제를 당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가 당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채 상병 특검법으로) 용산과의 갈등이 크게 불거지거나 관계가 파탄 났을 때 민생 성과를 낼 수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 스스로가 약속한 바를 지키지 못하게 된 데 사과와 해명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오늘(26일)이 지나면 종합적으로 대응책을 준비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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