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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1조5500억에 인수

비은행 강화 포트폴리오 재편
임종룡 "부당대출 진심으로 사과"

우리금융그룹이 총 1조5500억원을 투입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에 나선다.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우리금융이 10년만에 보험업에 재진출하면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강조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른 성장 플랜'이 완성하고 생명보험 시장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지 주목된다.

우리금융지주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먼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매입한다. ABL생명 주식 100%는 2654억원에 인수해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에 달한다. 인수 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 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명보험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인 대형 보험사다. 지난해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을 시현했다. ABL생명도 업계 9위 중형 보험사로 지난해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보험사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인수 대상으로 다수 보험사를 검토했다. 지난 5월부터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했고 6월에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독점적 협상지위를 확보했다.

회계 및 계리, 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한 약 2개월 간의 실사과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다자보험그룹과 가격 및 거래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이날 SPA를 체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오늘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는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월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았다"면서 "이를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주의 관련 부서는 최선을 다해주시고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향후 당국의 인허가를 얻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지난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더불어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가 인수 인허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임 회장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에서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로 인해 국민들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