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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텔레그램 사용자 수 통계 조작 조사...CEO 기소 여부 곧 결정

[파이낸셜뉴스]
EU, 텔레그램 사용자 수 통계 조작 조사...CEO 기소 여부 곧 결정
유럽연합(EU)이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텔레그램이 EU 규정을 피하기 위해 월간 사용자 수 통계를 낮춰서 보고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연합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서 시작한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데 이어 이번에는 EU가 텔레그램의 사용자 수 통계 조작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텔레그램은 대화 내용이 남지 않고, 익명성도 보장돼 마약 거래를 비롯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이 정확한 사용자 수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EU 디지털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텔레그램이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 수를 낮춰 보고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사용자 수가 4500만명을 웃돌면 EU의 대대적인 규제에 직면하게 된다.

텔레그램은 앞서 지난 2월 EU 사용자 수가 4100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가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범죄 혐의점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에 나서면서 24일 창업자 겸 CEO인 러시아 태생 억만장자 파벨 두로프를 구금한 가운데 EU의 대규모 조사가 시작됐다.

두로프는 현재 프랑스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이달 중 업데이트된 사용자 수 통계를 제출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텔레그램은 "EU내 월평균 활동 사용자 수가 4500만명을 크게 밑돈다"고만 주장했다.

EU 관계자 2명은 텔레그램이 DSA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EU 조사에서 '매우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규정되는 기준인 4500만명을 넘는 사용자 수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되면 관련 법 준수와 컨텐츠 순화, 제3자 감사, 의무적으로 집행위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이는 막대한 비용과 부담을 수반한다.

인스타그램, 구글, 틱톡 등은 규정 준수를 위해 수천명을 고용했다.

또 종교·성 등 사용자 기반에 따른 맞춤형 광고도 금지되고, 가짜뉴스 통제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소수층 보호에 관해 새로운 방안도 제출해야 한다.

텔레그램은 암호화된 메시지로 인기를 끌고 있고, 전 세계 지도자들의 소통 창구 등으로 활용되면서 최근 수년 사이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전 세계 사용자 수가 10억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82억 인구 가운데 10억명, 인구 10명 가운데 약 1.2명이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EU 역내 사용자 수는 대략 5300만명이 된다.

두로프는 연초 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을 제외하곤 각 시장 별로 비슷한 비율로 사용자들이 분포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U의 올 1월 기준 인구가 4억4900만명으로 집계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 5300만명이 이용 중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한편 2014년 텔레그램을 창업한 두로프는 이날 밤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구금이 끝난 두로프가 아동 음란물 소지와 배포, 마약 밀매, 조직범죄 등에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텔레그램 내 불법 행위를 묵인하고, 방치했으며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사실상 범죄를 공모했다는 것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