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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셨는데 도망 왜'…정읍시의원, 전기자전거 사고 벌금형

'술 안 마셨는데 도망 왜'…정읍시의원, 전기자전거 사고 벌금형
전북 정읍시의회 전경.


【파이낸셜뉴스 정읍=강인 기자】 전북 정읍시의원이 전기자전거로 보행자를 치고 달아나 벌금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김석환(55) 정읍시의회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19일 오후 8시께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70대 보행자를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사고 직후 구호 조치에 나섰으나 보행자가 일단 119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자전거를 버리고 도주했다.

김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상처가 크지 않아 구호 조치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다. 사고 직후 명함을 건네는 등 신원확인 의무도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심에서 김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도주 고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보행자가 다쳤음에도 현장 조치 없이 자리를 이탈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구호 조치를 다 했다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식사 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확인했는데 '잔에 입만 댔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라며 "일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을 하는 점에 비춰 형량이 가볍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직이 박탈된다. 김 의원은 벌금형이 확정되면 시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