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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더불어민주당이 청구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헌법재판소가 29일 기각했다. 재판관 9명 전원 일치의 결정이다. 거대 야당이 의혹 만으로 제기한 현직 수사 검사 탄핵을 헌재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번 탄핵이 입법권력의 근거 없는 횡포임이 증명된 셈이다.
이 검사는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주도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탄핵소추로 8개월여 간 직무가 정지됐다. 기각 즉시 이 검사는 수원지검 차장검사로 복귀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9월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사건 수사를 총괄한 특별수사팀장이다. 이 대표 수사 검사를 탄핵소추한 첫번째 사건을 헌재가 기각했다.
헌재는 민주당이 제기한 탄핵 사유에 대해 "구체적 양상, 직무 집행과의 관련성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처남 마약 사건 수사 무마 의혹, 처남 소유 골프장 근무자 범죄 경력 불법 조회 의혹,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의혹, 리조트 접대 의혹 등이다. 일부는 소추 사유로서의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해 판단하지도 않았다.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사법 시스템이 각종 의혹에 대해 규명, 심판하지 못하고 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나 결정은 무조건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법 체계를 무시하는 태도다.
민주당은 현 정부에서 이 대표와 돈봉투 수사 검사를 포함한 18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정부 수립 후 76년간 발의된 탄핵소추 건수의 56%다. 탄핵소추 절차가 진행 중인 검사는 이 검사 외에 강백신, 엄희준, 박상용, 김영철 검사 등 4명이 더 있다. 3명은 민주당 이 대표가 직접 관련된 사건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대장동·백현동 의혹 수사 담당 검사다. 누가 봐도 표적 탄핵, 보복 탄핵, 방탄 탄핵이다. 민주당이 "조작과 협박으로 이 대표와 가족, 동지들을 괴롭힌 무도한 정치 검사들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한 것에서도 의도는 분명히 드러난다.
민주당은 임명 후 이틀 만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절차를 밀어붙이고 있다. 탄핵 제도가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지만,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로 엄격히 제한된다. 민주당의 탄핵소추 남발은 동기가 불순하고 요건을 갖추지도 못했다. 검찰과 행정부, 사법부를 압박하고 시간을 끌겠다는 술수가 훤히 보인다. 헌재가 기각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기각 결정을 받아들이고 자성해야 한다.
이제 탄핵 정치를 중단하고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것을 당부한다. 이 대표 관련 사건은 검찰과 법원에서 정당한 절차로 조사하고 재판해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겁박하고 방해하는 탄핵 놀음은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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