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법원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 서비스 차단을 결정했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허가·규제·감독기관인 아나텔에 전국에서 엑스 접속을 막기 위한 조처를 시행할 것을 명령했다고 G1과 폴랴지상파울루가 보도했다.
대법관은 또 앱스토어에서 엑스를 삭제할 것과 가상 사설망(VPN)을 통한 개인과 기업의 우회 접속 적발 시 5만 헤알(1200만원 상당) 벌금 부과도 함께 지시했다. 이후 브라질에선 31일 새벽부터 접속이 차단됐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엑스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으로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무시했다"며 "브라질에서 무법천지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고 G1은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브라질 대법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 행위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엑스에 명령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헌법적 쟁점에 관한 판단을 하는 한국 헌법재판소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브라질 대법원은 또 엑스의 '가짜뉴스' 차단 조처 명령 미준수와 법률 대리인 미지정 등을 문제 삼으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계좌 동결 조치를 내렸다.
일론 머스크는 이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엑스 운영 관련 명령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브라질 연방대법원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엑스에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겨냥해 "판사 코스프레를 하는 사악한 독재자"라며 "브라질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브라질의 선출되지 않은 사이비 판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면 엑스가 미국에서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올해 있었던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은 21세기 들어 전례가 없던 일이다. 카멀라와 월즈(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집권하면 미국에서도 역시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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