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지호 경찰청장은 2일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와 관련해 "보안 메신저에 대해 직접적으로 방조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검거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이유에 관한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보안 메신저"라며 "보안 메신저를 통해 수사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하진 않지만, 우회경로를 활용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이 유통되는 주요 경로인 텔레그램에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국수본은 국제기구나 해외 수사당국과 공조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조 의원은 서울대 졸업생들이 여성 동문 사진으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과 관련해선 "일반인이 직접 텔레그램에 위장 잠입한 것이 결정적이었으며 경찰은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관련해 조 청장은 "시간이 걸릴 뿐이고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뿐이지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은 있다"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며 "확실히 근절할 수 있도록 지난달 말부터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청장은 지난 3월 개발된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경찰은 지난 6월까지 이 소프트웨어로 불법 합성물을 105건 찾아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