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병원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응급실 진료 중단이 현실화됐다.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의사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의 주말 또는 야간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는 병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응급실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일 강원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날부터 응급실을 축소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강원대병원에 따르면 소아 응급환자를 제외한 성인의 응급실 야간진료를 중단한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전문의 5명이 당직을 서며 응급진료를 유지했으나 9월부터 교수 2명이 병가와 휴직에 들어가면서 더 이상 진료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강원대병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성인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응급실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다만 만 18세까지의 소아·청소년 대상 야간 진료는 기존대로 운영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전문의의 사직으로 9월 한 달 동안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야간 진료를 중단키로 했다. 건국대 충주병원도 이달부터 주말·공휴일 및 야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9시) 응급실 운영을 멈춘다. 그러나 정부는 응급실 근무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응급실이 붕괴될 상황도 아니라고 일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재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으며 6.6%에 해당하는 27개소는 병상을 축소·운영 중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18개로 평시인 2월 1주 6069개의 97.5%에 해당한다. 인력 현황을 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고 기준으로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 180개소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12월 1504명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1587명으로 105% 수준이다.
박 차관은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를 포함한 총의사는 평시 대비 73.4% 수준이나 군의관,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간호사, 촉탁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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