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직전 영끌 막차 올라타
한달 새 신용대출은 8495억 늘어
가계대출 증가액 통계 중 최대치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9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이후 통계 중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8월 마지막 날에 주담대가 약 1조6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에 돌입하고, 은행권에서 전방위적인 대출한도 제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막차 수요'가 하루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액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총 568조6616억원으로 7월 말보다 8조911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5대 시중은행의 전월 말 대비 주담대 증가 폭은 7조3234억원이었다. 같은 달 30일에만 1조5881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도 103조4562억원으로 한달 새 8495억원 늘었다. 지난 5월(2317억원 증가) 이후 석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대출 증가는 '영끌'의 신호로 여겨진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함께 증가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보다 총 9조6259억원 급증한 725조3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중 월간 최대 증가액이다.
다만, 은행권은 이달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외에도 은행들이 주담대 만기 축소를 통한 한도 감축, 플러스모기지론 중단을 통한 한도 축소, 갭투자 방지를 위한 다주택자 주담대 운영 중단 등 전방위적인 대출 총량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첫 영업일인 이날 시중은행 창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2단계 시행에 따른 주담대 한도 축소가 미리 예고된 만큼 고객들의 큰 혼선은 없었고, 대출 상담과 신청은 지난달에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상담한 고객들이 대부분 8월에 대출을 접수한 만큼 대출 실행일인 이달까지 가계대출이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연말까지 가계대출은 우하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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