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에게 위험 전가될 수 있어…국가 개입 필요"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학원 수강생이 '단순변심'으로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에도 수강료를 환불해줘야 한다는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심판 대상이 된 조항은 '학원 설립·운영자는 학습자가 수강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학습자로부터 받은 교습비 등을 반환해야 한다'는 학원법 제18조 제1항과 교습비 반환 사유로 '학습자가 수강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를 규정한 부분이다.
공인중개사 학원을 운영하던 A씨는 수강생 B씨와 학원비 환불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였다. B씨는 학원을 다닐 수 없게 됐다며 A씨에게 수강료 환불을 요청했지만 돌려받지 못하자, 수강료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A씨는 학원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교습비 등 반환 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계약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지 않았다.
헌재는 "교습비 등 반환 조항은 학습자에게 불가피한 수강 불능 사유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단순변심 또는 허위·과대광고 등으로 수강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적정 수준의 수강료를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습계약의 특성상 장기간의 교습비 등을 일시불로 선불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 발생 소지가 크므로, 교습계약에 관해 국가가 일부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교습비 반환여부 및 반환금액 등을 자유롭게 정하도록 한다면, 학원설립·운영자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놓이는 학습자에게 계약해지로 인한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교습비 반환 이유에 학습자 측의 사유를 추가한 1999년 법률 개정 후, 관련 조항에 관해 헌재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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