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전기·롬 규슈에 4000억엔 이상 투자
기존 생산능력 5배 늘리는 플래그십 공장 추진
미쓰비시전기.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대만 TSMC가 자리잡은 일본 규슈에서 일본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와 일본 반도체 업체 간 비메모리 시너지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와 롬은 규슈에 총 4000억엔(약 3조6665억원) 규모의 전력반도체 시설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력반도체는 전압이나 전류를 제어하는 칩이다. 가전부터 전기차(EV), 송배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력반도체는 최근 탈탄소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인 시장 규모가 커지고 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TSMC의 구마모토 공장에서 북쪽으로 4㎞ 떨어진 곳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5월까지 액정표시장치(LCD) 모듈을 제조하던 곳이다. 회사는 이곳을 200㎜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용 전력반도체 신공장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아이시시 공장에서도 150㎜ SiC 웨이퍼용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두 곳의 생산거점에서 SiC 전력반도체의 생산능력은 2026년에 2022년 대비 5배가 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공장은 올해 4월에 착공해 당초는 2026년 4월 가동 예정이었지만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 시기가 내년 11월로 5개월 앞당겼다.
오는 2035년 전력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2023년 대비 2.4배인 7조7757억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첨단인 SiC 제품은 3조1510억엔으로 같은 기간 8배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전기는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1967년에 구마모토에 공장을 설립해 주로 자동차 전용 반도체를 생산해 왔다.
2003년에는 르네사스 테크놀로지(현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엘피다 메모리(현 마이크론 메모리 재팬)로 분사했다.
이후 규슈에서 미쓰비시전기는 전력반도체 생산에 집중했다. 2010년 에어컨에 SiC 전력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고 철도, 전기차, 산업기기로 대상을 넓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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