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공급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금리인하 기류가 굳어진 영향이 커보인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차환 목적인 '신보2024제15~16차'의 선순위(1695억원, 699억원) 금리는 3.319%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AAA 회사채 2년물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는 없다. 후순위 금리도 4%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각각 3.619%(47억원), 3.719%(20억원)에 불과했다. 직전 3.860~3.960% 대비 레벨이 낮아졌다.
이는 9월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며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선 향후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빅컷'(0.50%p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P-CBO에 가산금리가 없는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보의 P-CBO 가산금리는 선순위 기준 2022년 0.75%를 기록한 후 0.05%로 낮아졌다가 2023년 연말에는 0.15%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선 1월 0.04%, 2월과 3월에 0.01%에 그치다가 4월부터는 가산금리가 없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8월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신보의 유동화회사보증은 개별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 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을 할 수 있어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사시 신보가 대위변제를 해주는 만큼 시중의 조달금리보다 낮다. 올해 신보는 신규 목적 2조5000억원, 차환 목적 2조4000억원 등 총 4조9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4조8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P-CBO를 통한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가산금리를 포함해도 저금리인 데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금리가 대폭 내리지 않는 한 P-CBO 금리도 한계가 있는 만큼 리스크에 대비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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