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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 개막

시진핑 주석, 일대일로 프로젝트 확대 등 다극화와 경협 강화 강조

역대 최대 규모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 개막
중국 베이징에서 3일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의에서 왕이(가운데) 중국 외교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중국외교부 제공.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아프리카 53개국 정상 및 관련 기구 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 정상회의가 4일 개막됐다.

중국은 오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아프리카간의 높은 수준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자'는 기치 아래, 양자 및 다자관계 격상 및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4일 신화통신·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베이징을 찾은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개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까지 15개 국가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회의 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이 53개국 참석 정상 모두와 개별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운명공동체 건설'을 앞세우면서 경제 협력 및 양자간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계획의 확대와 이를 통한 경제 협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시진핑 주석은 무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세계는 100년만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고 중국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의 기세가 커지면서 세계 평화·발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는 세계의 중요한 한 축이자 중국 외교의 중요한 우선 순위로, 중국은 아프리카와 정치적 교류를 긴밀히 하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와 연대해 미국 주도의 세계를 중국 및 개발도상국들이 영향력을 높이고 주도하는 다극화 사회로 만들어 나가자는 입장에 방점을 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연쇄 개별 정상회담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가자 전쟁과 대만 문제 등 세계 정세와 관련한 자국 입장 지지 확보에도 힘썼다. 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해온 중국은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중국의 새로운 시장이자 투자처이면서, 전략적인 교두보로 여기면서 공을 들여왔다.

신화통신 등은 중국과 아프리카 개별국가들 간의 연쇄 개별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인프라 등의 협력 강화와 공정하고 자유로운 다극화된 국제사회 건설 등이 주요 의제로 협의됐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왕원타오 상무부장, 아프리카 53개국 외교·경제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담이 전날 열렸다.

왕 주임은 이 자리에서 "28억 중국-아프리카 인민이 단결·협력을 강화하면 글로벌 사우스 협력에 새 동력을 주입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아프리카의 안정 유지 능력 제고를 지지하고, 유엔(UN)이 자금 지원을 해 아프리카 안보 거버넌스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함께 협력을 논의하는 다자기구로 정상회의나 장관급회의 등의 형태로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시작된 이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을 자처하는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견제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및 개도국 주도의 국제 질서재편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