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경찰이 딥페이크(허위영상물) 성범죄와 관련해 전담수사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딥페이크 성범죄 현안질의에 참석해 "접수되는 사건의 규모를 보고 전담 수사팀 확충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현재 시도청 사이버수사대 중 일부를 성폭력 전담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필요하면 사이버수사대 인원 중 일부를 전담으로 추가 투입하는 방안과 추적이 어려워 고도의 수법이 필요한 사건을 일선서에서 시도청 전담팀으로 옮기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추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의 발언은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수사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소극적 수사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전담수사 인력은 총 25개팀, 127명이다.
디지털 성범죄가 2019년 9043건에서 지난해 2만127건으로 증가하는 사이 경찰의 전담수사 인력은 같은 기간 21개팀, 99명에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찰이 텔레그램을 상대로 수사 협조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날 나왔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구글, 메타 등에는 1년에 1만건 정도의 수사 협조 요청을 해서 90% 이상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며 "그런데 텔레그램에는 1년에 20건 정도만 수사 협조 요청을 했다. 협조가 안 되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요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피해자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되고 텔레그램 쪽에 적극적으로 연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여러 사건으로 텔레그램에 연락을 많이 해왔다. 그동안 답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있을 것도 같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 착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조사 방법이 있느냐는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구성하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면 서울대 N번방 피의자를 열심히 수사해 검거했고 호주로 도망갔던 피의자까지 잡아들이는 등 장기간 수사하면서 하나하나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경찰을 믿고 수사를 맡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국장은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중 촉법소년을 구분하는 등 연령대별로 세분화해 통계를 내야 한다는 요구에 "최대한 구분하겠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을 비롯해 불법 음란물 등이 유통되는 통로로 알려진 '야X코리아' 사이트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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