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일 안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US스틸 일본 매각을 막는다는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배드록의 US스틸 공장.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닛폰스틸이 US스틸을 인수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US스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버릿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닛폰스틸이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면서 이 막대한 돈과 일본의 신기술이 없으면 US스틸은 미국 내 공장 여러 곳의 문을 닫고, 본사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매각 금지
그러나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모두가 이에 반대하고 철강노조와 의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양사 간 인수합병(M&A) 계획을 막기로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US스틸 매각을 불허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 5일 대선 승패를 가를 핵심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블루컬러 유권자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바이든이 수일 안에 US스틸 매각 불허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국 업체의 미 업체 인수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재무부 주도의 정부 기구인 외국인투자위원회(CFUS)가 닛폰스틸에 인수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CFUS는 양사 합병이 미 국가 안보에 드리울 위험성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매각 불발이 거의 확실해지자 US스틸 주가는 폭락했다.
US스틸은 6.22달러(17.47%) 폭락한 29.38달러로 추락했다.
"닛폰스틸에 못 팔면 공장 문 닫아야"
앞서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WSJ과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버릿 CEO는 닛폰스틸이 30억달러 가까이 투자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이 돈은 피츠버그의 낡은 제철소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직원들의 일자리도 보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인수합병(M&A)) 협상이 깨지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나는 돈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해리스, 트럼프, 일부 하원 의원들, 그리고 미 철강 노조연맹인 연합철강노조(유나이티드 스틸워커스)는 닛폰스틸이 141억달러에 US스틸을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경쟁력 상실
US스틸은 노후된 설비와 뒤처진 기술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
2010년대 내내 적자에서 허덕였다.
버릿 CEO는 닛폰스틸의 투자와 신기술이 없으면 인디애나주 개리, 피츠버그 인근 몬밸리웍스의 낡은 제철소가 가동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리스가 원하는 표심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생산 기준 세계 4위 철강업체인 닛폰스틸은 지난주 US스틸 투자 약속을 배로 늘렸다. 앞으로 수년에 걸쳐 낡은 US스틸 제철공장에 27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6년까지는 임시직 노동자 감원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US스틸은 1901년부터 피츠버그에 자리 잡은 펜실베이니아주의 핵심 제조업체다.
US스틸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직간접적으로 1만1417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고, 연간 주·지방정부 세금으로 1억3820만달러를 내고 있다.
앞서 US스틸 주주들은 지난 4월 닛폰스틸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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