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원합의체, 내달 23일 공개변론…조희대 취임 이후 처음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장애인 접근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경우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다음 달 23일 오후 2시 A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청구 등 소송 상고심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고 5일 밝혔다.
대법 전합 공개변론은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으로,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옛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지지체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의무를 부담하는 소규모 소매점의 범위를 '바닥 면적의 합계가 300㎡ 이상의 시설'로 규정했다. 이 시행령은 1998년부터 2022년까지 유지됐다.
이에 따라 2019년 기준 전국 편의점 중 97% 이상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없어, 장애인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당 규정은 지난 2022년에서야 '바닥면적의 합계 50㎡ 이상'으로 개정됐다.
A씨 등은 국가가 시행령 규정을 20년 넘게 개정하지 않아 장애인등편의법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이 보장한 접근권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2018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들이 불복하면서 대법원은 2022년 11월부터 사건을 심리해왔다.
이 사건의 쟁점은 △국가가 소규모 소매점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과소하게 규정하고, 개정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행정입법 부작위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이 성립하는지다.
이날 변론에는 원고 측으로 배융호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본부장과 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피고 측으로 안성준 한국장애인개발원 환경정책기획팀장과 안병하 강원대 법전원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다.
판결 선고는 변론 종결 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의 최종토론(전원합의기일)을 거쳐 2~4개월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큰 파급력이 있는 사건을 변론에 회부해 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률심인 대법원 재판 심리의 실제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