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국회 찾아 여야 4당 접견
與엔 "규제 완화", 野엔 "입법 지원" 요청
여야 모두 반도체·AI 지원에 공감대
법 통과 위한 '초당적 지원' 언급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5일 오후 예방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활성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대한상공회의소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9월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다양한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치권은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AI(인공지능) 산업 지원에 대해 재계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향후 관련 입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를 각각 접견했다. 각 당의 대표가 취임한 이후 첫 예방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입법부인 국회를 향해 정치권의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기업 규제와 관련,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 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크게 △첨단 산업 지원 △클린 에너지 정책 △메가 샌드박스 도입 등 규제 완화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첨단 산업, 특히 반도체 분야 지원을 위한 국회의 관련 입법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국가의 직접 보조금 지원을 통한 외국 기업 유치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너지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클린 에너지 공급과 전력망 구축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메가 샌드박스 도입 등을 제시했다. 현재의 샌드박스보다 큰 단위로 여러 지역을 묶는 메가 샌드박스를 도입해 특색 있는 사업을 발굴하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첨단 산업을 둘러싼 국가 대항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탄소중립 등 숙제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계가 지원하는 팀플에 국회까지 포함한 더 강한 팀이 돼야만 글로벌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첨단 산업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며 향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본법과 반도체 지원 특별법이 언급됐다.
AI 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은 AI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 수립과 지원 방안 마련이 주 목적이다. 정부가 3년마다 AI 진흥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대통령 소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반도체 지원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강화·지원을 위해 세제·대출 지원을 늘리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한 전담 기구 설치 근거 규정도 포함됐다.
이들 법안은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법안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일 대표회담에서 반도체·AI 산업 및 국가 기관 전력망 확충 등을 위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또한 이같은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저희 정치는 소상공인들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성공하는 것, 세계 속에 성공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며 "특히 반도체 산업과 같은 나라의 명운을 좌우하는, 반도체 특별법과 같은 초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대표회담에서) 우리 산업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방안들을 함께 연구하고 추진해 보잔 말씀을 (한 대표와) 나눴는데 저희가 최대한 신속하게 그 길 열어가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 회장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두고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에너지 고속도로 문제 관련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측면을 말씀하셨고 최 회장의 경우에도 지금 에너지 문제의 해결이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대해 공감했다"며 "두 분은 발전원을 만드는 문제 뿐만 아니라 기관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들이 매우 시급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을 향한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치권과 기업 간의 지켜야 할 '3+3 원칙'을 언급했다. 정치는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며 성장을 돕고, 기업은 사회적 규범을 지키며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책임 없는 기업 활동은 시장 신뢰를 잃고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사회적 책임이 곧 기업의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노란봉투법, 금융투자소득세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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