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0.2% 4분기 만에 감소
건설투자 -1.7%·설비투자 -1.2%
"하반기 내수 회복 속도 빨라져
연간 2.4% 성장 목표 달성 무난"
우리 경제가 내수부진으로 2·4분기 0.2% 뒷걸음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소비자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투자여력이 확대되는 만큼 내수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진단이다.
■내수부진에 6분기 만에 역성장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2% 줄었다. 2022년 4·4분기 이후 1년6개월 만의 첫 역성장이다.
GDP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민간소비가 의류와 승용차 등의 재화소비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2·4분기 -0.3%를 기록한 이후 4분기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2·4분기 민간소비 부진에도 하반기에 내수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생산지수가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회복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강창구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해서 내수침체가 심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부터 내수 회복 속도가 조금 빨라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하반기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4분기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가 줄어 1.2% 감소했다. 강 부장은 "지난 상반기엔 기업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투자 속도를 조절했다"며 "하반기 들어서는 수입 쪽에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 하반기 설비투자는 괜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내수 살아난다
이에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달성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1·4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2.8%로 큰 폭으로 늘었고, 하반기에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로 내수도 살아난다는 분석이다.
강 부장은 "가계의 경우 물가상승률 등이 둔화하면서 실질소득 개선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며 "연간 성장전망은 지난 조사국 전망과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달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예측한 바 있다.
명목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격차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종합물가지수'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4.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2년 4·4분기(4.8%)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다.
내수침체 우려를 경계한 한은은 물가지표에 대한 과잉해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올해 2·4분기 GDP 디플레이터 상승을 이끈 것은 내수물가가 아닌 반도체 가격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강 부장은 "내수물가 수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 초·중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올라 교역조건이 상승하면서 전체 GDP 디플레이터를 올리는 요인이 됐다"고 짚었다. 내수 디플레이터의 전년동기 대비 상승률은 2022년 3·4분기 2.5%, 4·4분기 2.2%, 올해 1·4분기 2.4%, 2·4분기 2.3%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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