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증여세 회피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한창훈·김우진·마용주 부장판사)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과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무죄를 선고했다.
허 회장 등은 지난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SPC그룹 밀가루 생산 계열사) 주식을 취득가(2008년 3038원)나 직전 연도 평가액(1180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에 삼립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판단한 적정 가액은 1595원이다.
검찰은 허 회장이 지나 2013년 1월 도입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회피를 목적으로 저가에 주식을 팔았다고 판단했다.
허 회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의도적으로 밀다원 주식가치를 저가로 산정했으며, 주식 양도 이후 밀다원의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 등을 근거로 밀다원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이 사건 주식가치 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 인용된) 밀다원 주식 가액 평가 방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에 허 회장 등이 공모해 고의로 회계법인에 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개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밀다원 주식평가방법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들의 행위를 배임이라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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