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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고위직들 "빅컷 가능성 배제 안 해"...시장은 우왕좌왕

[파이낸셜뉴스]
미 연준 고위직들 "빅컷 가능성 배제 안 해"...시장은 우왕좌왕
미국의 8월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을 밑돌았다는 노동부의 6일(현지시간) 발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폭 전망을 두고 시장을 혼란에 빠드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하계 휴양 심포지엄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산책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6일(현지시간) 0.5%p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8월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이 전월비 0.1%p 낮은 4.2%로 시장 전망과 부합했지만 신규 취업자 수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14만2000명에 그치면서 고용 둔화 흐름이 재확인된 뒤 빅컷 가능성이 예고됐다.

그렇지만 연준의 빅컷은 되레 각 경제주체를 불안하게 만들어 부작용만 나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빅컷 배제 안 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잇달아 공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러 이사나 윌리엄스 총재 모두 연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시 표결권을 갖고 있다.

FOMC 회의에는 늘 참가하지만 표결권은 매년 돌아가면서 갖는 나머지 11개 지역은행 총재들과 다르다.

월러는 이날 '하강 위험'이 높아졌다면서 이런 경제적 역풍은 연준의 "대응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월러는 노동 시장이 "뒤틀리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약화하고 있다"면서 노동 시장에 과도한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 정책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미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 전망을 토대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월러는 경제 지표가 허락한다면 더 적극적인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로 볼 때 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 이같은 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융시장 창구 역할을 하는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연준 내에서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하는 윌리엄스도 경제 지표들이 과감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하면 대대적인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윌리엄스 역시 지표로 보면 미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며 연준 통화정책 기조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현재 충실히 하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시장, 갈피 못 잡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7~18일 FOMC에서 0.5%p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미 8월 고용동향 발표 직후 47%까지 뛰었던 빅컷 예상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23%로 대폭 낮아졌다.

대신 53%까지 떨어졌던 0.25%p 인하 전망이 다시 뛰면서 이제 8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경기 침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번 고용동향에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어떤 조짐도 없었다"고 말했다.

슬록은 "실업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0.50%p 내릴 이유는 없다"고 단언했다.

JP모건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도 빅컷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켈리는 "첫 번째 인하 폭은 0.25%p여야 한다"면서 "만약 0.50%p 인하를 단행하면 되레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리적인 이유로도 금리 인하를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그동안 기준 금리를 "지나치게 높이, 지나치게 빨리" 끌어올렸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도 전날 CNBC에 연준이 이번에 0.5%p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